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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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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과 연초에 두번이나 보게 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결점도 꽤 보이는 영화이지만, 지금 내 인생에 있어서 딱 맞는 영화다. 월터라는 캐릭터와 나는 큰 공통점이 있진 않지만, 나도 한때는 그처럼 상상력이 풍부했었다. 그처럼 멍때리며 상상하지는 않지만, 나도 나의 상상의 세계에선 별의별 캐릭터가 다 되어봤다. 요즘은 그런 상상을 잘 안하게 되는데, 그건 아마도 내 평생의 꿈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졌으니까? 영화감독이 되는게 내 인생의 가장 큰 꿈이었는데, 일단 이루고 말았다. 하지만, 현실이 꿈을 스미고 들어와, 데뷔 이후에 큰 만족스러운 후속타 없이 세월만 흘러갔다. 알다시피, 난 10여년전에 흥미로운 장편영화로 데뷔하고, 호평을 받은 장편 다큐멘터리도 만들었지만, 그거 역시 아주 오래전. 정말 오랫동안 쉬었다. 하지만 쉬었다고만 볼 수는 없다. <엑스팻츠>라는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난 뒤, 난 제작자도 되어버려고 했고, 배급업자 일도 해보려고 하고, 심지어는 라디오 DJ도 되어봤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영화감독만한 하이를 못 느끼게 한다. 고생이 훤해도, 내 상상력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영화제작만한 기쁨이 없다. 그래서 난 다시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고, SNS를 통해서 접했다면, 난 작년에 <분노의 유인원>(Ape of Wrath)라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70년대 미국의 3류감독이 한국에 와서 괴수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과정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찍는 코미디다. <에드 우드>같은 느낌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월터가 자신의 단조로운 삶에서 벗어나고자, 그린란드행 비행기를 탔듯이, 나 역시 흥분되지만, 걱정도 많이 되는 새로운 여정에 나선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겐 흥미로웠던 건, 작년에 나도 그린란드를 방문했기 때문. 정말 내 평생 그린란드의 얼어붙은 땅을 밟을 줄은 몰랐다.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다. 빙산들과 빙하 앞에 서서 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