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향수

방금전 DVD로 "내가 찍은 그녀는 최고의 슈퍼스타"라는 영화를 봤다.

2006년에 만들어진 이영화를 보고서, 갑자기 90년대의 뉴욕이 떠올랐다. 아마도, 감독이 탐 디칠로 (Tom Dicillo)였기 때문인가? 90년대 왕성한 활동을 한 그는 뉴욕의 대표적 인디 감독이었다. 나보다 경험도 많고, 작품도 많고 하지만, 같은 시대에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감히 그를 동료라 부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90년대의 뉴욕의 영화계는 정말 활발했고, 몇년전 한국영화계처럼, 붐을 이루고 있었다.

노스탈지어는 무서운 것이다. 10년이 지난 오늘, 나는 한국에서 지내며, 9년가까이 영화 한편 못찍고 있으며, 탐 디칠로는 다음 영화 투자를 구하기 힘들어 애를 쓰고 있고...

글쎄, 그는 헐리우드와 타협을 하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고, 나는 타협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그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앉아 있지만 않고, 영화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난, 두려움을 느끼고 있고, 또 혼돈스러움을 느끼고. 아직도 내 청춘의 그늘에서만 지내려나 하나?

최소한, 내 위치가 어디인지 파악하고 있다. 내가 20대에 영화학교를 다녔다면, 30대는 인생학교를 다닌듯 싶다. 마치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 싶다. 거의 어둠을 다 뚫고 나온것 같다.


(누군가의 생일선물인 포송포송한 헤드폰을 껴보고 장난치는 나.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라는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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