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와 있다. 부천영화제 참석차. 사실 부천영화제는 아쉬운 점이 많다. 프로그램은 좋으나, 호텔이나 기타 제반 시설이 빈약하다. 이곳 최고 호텔이라고 불리는 고려 호텔도 다른 곳에 가면 모텔이라고 들을 것이다.

작년엔 영화제 게스트가 아니라, 그저 영화광으로서 와서 6편 이상의 영화를 보았다. 그중에 인도 영화 "옴 샨티 옴"을 본 건 수확이었다. 물론 여주인공 Deepika Padukone의 존재를 알게 된 건, 나로서는 소년 시절의 스타를 동경하는 그런 느낌이다.

올해는 다른 목적으로 방문한다. 하지만, 영화를 들고 오는 것도 아니고, 패널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나의 절친한 후배들이 곧 촬영에 들어갈 첫 작품을 들고 와서 NAFF (Network of Asian Fantastic Films)이라는, 일종의 부산영화제의 PPP같은 행사에서 작품 소개와 핏칭을 업계 전문가들에게 하는 그런 자리다. "괴물"의 시나리오를 봉준호 감독과 같이 썼던 하준원 감독과 그의 제작자 박신규는 내게는 패밀리같고 (실제로 같은 아파트에서 자랐고, 3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응원도 하고, 조언도 주고, 물론 통역도 좀 도와주러 온 셈이다.

암튼 오늘 우리는 "디파티드"를 만든 로이 리와 모자이크 미디어의 부사장 글로리아 판 등 좋은 친구들과 맥주 한잔을 마시러 부천의 뒷골목에 나섰고, 나중엔 그 모임이 25명 넘는 파티가 되어버렸다. 즐거운 자리였다. 영화제의 매력은 이런 것인가 보다. 자주는 아니지만, 이렇게 영화제나 행사에서 보는 친구들이 반갑고, 그들과 영화와 인생 얘기 나누며, 우리에겐 낯선 공간에서 우정을 다져 나간다는 것.

맥주를 넘 마셨나? 횡설수설이네. ㅋㅋ

낼부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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